아베의 가설
일본 아베는 한국을 화이트 리스트에서 제외했다. 덕분에 한국 반도체 기업들은 일본의 핵심 소재 공급자들과 점차 결별해야 할 처지다. 일본 입장에서 본다면 소재 공급자들의 초과 공급이 걱정스러울 것 같다. 별다른 소비처를 외국에서 찾기가 어렵다면 믿을 것은 내수 수요자밖에 없다. 초과 공급분만큼 일시적으로 낮은 가격으로 소재 공급이 일어나고 일본 반도체 업체들은 고품질 저가격 제품을 만들 수 있을까? 그것이 국제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까? 아베 가설은 일본 내 기업 간 의존성 강화와 초과공급의 해소에 따른 일시적 기회에 따라 합리성을 인정 받는다. 정부의 조정과 유인책이 필요하므로 저금리 대출과 산업보호 이외에 피해자 프레임도 뒤따라야 할 것 같다. 일본 소재 기업의 고통이 대외적 부당함에서 비롯되었으니 일본 정부와 일본인들이 도외시하면 안되고 열심히 도와야 한다고. 마치 1980년대 엔화강세로 내수진작에 나섰던 일본을 보는 것 같다. 혹은 1940년대 전쟁물자 부족으로 겪던 문제를 해결하려던 일본 정부의 모습과도 닮았다. 무엇을 생각하든지 일본은 자국 산업의 연결고리를 강화하는 일이 이득이며 국제분업을 희생하고도 얻는 이익이 더 크다는 믿음이 있는 듯하다. 앞으로의 추이는 아베의 정치적 프레임과 내수 진작 노력을 보면 알 것 같다. 하지만 결국 일본은 수출 경제에 의존한다. 그리고 이제는 여러 분야에서 일본의 절대적 우위를 주장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아베 가설은 과연 타당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