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age 2015년식

기아 스포티지R을 소유한지 이제 5일차. 적산거리 300km... 출퇴근하며 정상적으로 다녔고, 한번은 서울 다녀왔고... 아직 길들이기도 한참은 남았지만 그간의 우려와 지금의 느낌을 정리해본다.

우려들

이 차를 고르면서 가장 걱정이 되었던 부분은 사실 적재공간이다. 투싼도 그렇지만 스포티지는 SUV 치고는 적재공간이 참 없다. 트렁크의 실크기만 따진다면야 소형차보다 조금 더 나은 수준이다. 물론 큰 물건을 밀어넣을 수 있어 적재에 유리하다. 대형 여행 트렁크들은 세워서 넣으면 4개까지 들어간다. 뭐... 사용하기 나름이랄까... 본격적인 캠핑을 위해서라면 루프랙을 사용하지 않을 수 없다.

다음으로 걱정은 브레이크. 참 말이 많다. 밀린다, 안선다... 등등등... 밀린다? 3000씨씨 이상의 국산차나 스포츠성이 강한 외제차를 타는 사람들이 느끼기에는 밀려도 한참 밀린다 생각할만 하다. 제동력은 솟아나오지 않는다. 발을 대면 바로 차가 밑으로 팍 꺼지면서 정지 태세에 들어가야 하는데 스포티지는 전혀 그런 맛이 없다. 그래서 코너링을 하겠다며 덤비거나 이단 브레이킹을 하겠다며 생각하면 크게 실망할 것이다. 패드를 갈아서 잡는다, 캘리퍼랑 디스크를 교환한다 대책을 세우기도 한다. 내 느낌을 말해볼까? 이 차는 달리라고 만든 차가 아니다. 그야말로 여유 주행을 생각하고 연비 고려한 가족형 레저차. 민감한 브레이킹 하면서 아기들 태우고 다닐 수는 없다. 코너링 하려다가는 차가 휘청거리는 꼴을 보게 된다. 연비와 편안한 시내주행을 생각한다면 10~15% 밟았을 때 제동력은 5~10% 정도 나오고 20%~30%에서 20~20%, 40~50%에서 40~70% 정도가 적당하다. 그 이상은 ABS가 알아서 해줘야 한다. 물론 스포티한 차량은 15% 대에서 30%의 제동이 솟아나와야 빠르게 차를 가라앉힐 수 있다. 스포티지는... 차량이 물리면 그냥 브레이크에 발을 척 얹고 놀면 된다. 비록 브레이크를 살짝 밟고 있지만 약한 감속 정도 나온다. 상황봐가며 대응하기 너무 좋다. 절대적 제동력은 평범한 수준이다. 세팅의 차이로 느껴지는 브레이킹일뿐 일각의 이야기처럼 못써먹을 물건 아니다.

핸들링. 보타(핸들을 이리저리 돌려 방향 맞추는 행동)를 많이 해야 한다. MDPS 문제 많다 이런 지적들. 핸들에서 소리난다 이런 지적. 아마 맞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핸들링도 별다른 문제 없다. 100~120km 구간에서도 스포츠모드로 바꿔 다니면 유압식 핸들링과도 느낌이 다르지 않다. 오히려 저속의 컴포트 모드는 상당히 편하다. 다만 핸들을 우악스럽게 마구 돌리면 안된다. 모터 과열이 예상될 정도로 핸들 주변의 부품은 싼티난다. 어쩔 수 없지뭐.

도어트림. 있다. 틀림없이 뭔가 떨리는 소리가 가끔 난다. 그런데 이것이 문제냐고? 떨리는 소리가 거슬리면 차 문에 그리스 자주 치고, 트렁크 다 비우고, 트렁크 랙에 뭐 넣지 않으면 되겠다. 조립상 문제로 도어트림 생기지는 않는 듯 하다. 하지만 차문을 결속하는 부분이 마음에 영 안들고 고무림의 재질이 평범해서 주행을 오래하면 틀림없이 떨리는 소리도 올라오겠다. 부품을 자주 갈아서 문제에 대응하면 된다.

좋은 점

기아차.. 소음잡는 수준 일류급이다. 순정인데 너무 조용하다. 물론 배기음 엔진음 다 들린다. 그렇지만 걸러져서 들린다. 주행상황을 이해하기에 도움이 되는 수준으로 적절히 전달된다. 이 부분은 아마 평가자 간 이견이 없을 정도다. 

출력 좋다. 엔진 수준 최고다. 토크밴드도 너무 튜닝 잘 했다. 차는 다루기 쉽고 이해하기 쉽고 잘 나간다. 우리 나라 자동차 브랜드도 이제 이정도 엔진은 만든다 자랑할 수 있겠다.

변속기 정말 좋다. 설계가 최신이 아님에도 변속기의 변속 성능이나 타이밍, 그리고 품질은 너무 뛰어나다. 과거 일본의 고급 변속기에서나 나올법은 반응이 기아차 변속기에 실린다니 참... 좋다. 그래도 아직 과제는 많이 보이지만 스포티지R에 싣기에 부족함은 없는 물건이다.

이 차의 직진 주행 성능, 혹은 직진 돌파력은 정말 수준급이다. 차가 그다지 단단해 보이지는 않음에도 험로를 뚫고 나가는 기분은 최고다. 코너링은 다소 실망스럽지만 이 부분을 보충할만큼 직선 주로는 잘 나간다.

내부 공간. 정말 이쁘고 기능적이다. 돈 값한다.

외부 디자인은 그냥 넘어가자. 다들 이것 때문에 스포티지R 산다.

이제...

올뉴투싼도 나왔고 이제 올뉴스포티지R 나올 차례다. 나는 원래 최신차 안좋아한다. 설계 바뀌기 전 마지막 년식 차가 제일 믿을만 하다는 소박한 마음 때문에 신차 기다리지 않고 스포티지R 샀다. 신차는 또한 여러 새로운 편의 장비로 무장했을 터. 단점도 극복하고 또 다른 단점도 만들어서 소비자들 실망시키겠지. ㅋㅋㅋ 그래 난 구형 골랐다. 이제 이 녀석이랑 또 다른 10년 잘 꾸려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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