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으로 돌아갈 그들에게

국정농단의 범죄자들이여.

언제 태어났는지 정확하게 기억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저 생일이나 돌아오고 세월이 지난 다음, '아 그 때 그랬지' 하고 만다. 당신이 흙으로 돌아갈 때도 그럴 것이다. '아 그 때가 언제지?'

온 몸에 금은보화를 걸치고 그 입에 산해진미를 물고 씹고 침으로 더럽혀 냄새나는 관 속으로 넘겨본 들, 철로 만든 별반 가치 없는 집 속에서 살아본 들 십 수 년안에 다리는 쓰러지고 손가락의 뼈마디는 쪼개어져 흙과 물로 범벅이 된 채 살이 문드러지고 말 것이다. '아 그 때가 언제인가.'

우리는 추억한다. 추억하기에 인간이다. 기억하고 기억하고 기억하여 끝끝내 용서되지 않는 죄는 대대로 흘러내리는 강물처럼 이야기되리라.

촌극이 끝나고 막이 내리고 그래 그래 그대들은 면죄부를 쥐고 몇 십년 그렇게 똑같이 살아갈 수 있다. 그리고 우매한 우리 사람은 행여 내 자식들이 배를 곪을까, 내 사랑하는 이들이 눈물을 떨굴까 하며 하며 힘겹게 땅을 짚는다. 그러나 기억하리라. 분노의 눈빛은 그 기억을 천 년 동안 이어낼 씨줄이고 날줄이다. 그대들은 모르고 우리는 아는 진실이 이것이다.

무엇 때문에 머뭇거리나. 국민이 내린 권력이다. 이제 내놓으라. 자격이 없는 지도자, 무능력한 지도자는 그 자체로 죄인이다. 기회를 달라고 하지마라. 그대들에게 연습장은 남아 있지 않다. 우리는 우리 운명을 그대들의 연습 도구로 준 기억이 없다. 적당한 변명과 거짓된 눈물과 그저 그런 인정에 기대어 우리와 그대들이 마치 하나인 것 마냥 말 마라. 지도자가 아닌 척 하지 마라. 그것은 우리를 부정하고, 당신들과 우리, 그리고 우리의 피들이 이 땅에 새겨둔 하얀 이름을 더럽힌다. 이미 용서할 수 없고 동정할 수 없다. 당신도 안타깝고 나도 그러하다.

마냥 한 가지만 알자. 곧 온다. 그대들도 흙으로 돌아갈 날이. 그날이 와서 우리 모두 웃어보자. 지금 웃지 말고 그대도 그 때서 웃고 같이 살자.

2016년 11월 3일.
김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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