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로스터 N, 일상 도로에서 타기 적합한가?

Veloster N을 일상도로에서 타기 적합한 차라고 할 수 있나?

온라인을 보면 크게 두 가지 의견이 있다. 적합하다 / 그렇지 않다. 우선 적합하지 않는 쪽 의견을 정리하고 반대 생각을 말하고자 한다.

적합하지 않다는 입장은 다시 두 가지 이유를 든다. 첫째, 엔진 반응을 콘트롤하기 쉽지 않다. 벨로스터 N의 3단과 4단은 커버하는 범위가 아주 넓다. 반면 1단, 2단 기어는 출발 가속 시에 힘을 왕창 끌어내기에 적합하다. 5단과 6단은 가속 후 커버치는 정도 이외는 그냥 그렇다. 문제는 1단과 2단 기어에 있는데 특히 클러치가 문제다. 클러치 유격이 없고, 미트 지점이 너무 깊다보니 1단과 2단을 써가며 시내 정체 구간을 통과하는 일이 만만치 않다. 옆 사람의 말을 빌리면 "손이 엄청 바쁘다." 민감한 반응을 살피며 저속 구간을 통과하는 것이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적합하지 않다는 두 번째 근거는 서스펜션과 핸들이다. 상당히 딱딱한 서스에 디퍼렌셜이 가해지는 핸들은 민감하게 느껴질 수 있다. 어떤 느낌이냐면 눈만 돌려도 차가 돌아간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아마 시내에서 칼치기 좋아하는 사람이 이 차를 구매했다면(그것도 중량급 차량으로 그러고 다녔다면) 접촉사고 내기 딱 좋다.

이제 내 입장을 말해본다. 두 바퀴로 배기량 좀 되는 바이크를 몰고 다녔던 입장에서는 단점이라고 말하는 내용이 그저 그렇게 느껴진다. 아무것도 아닌 것인데 괜히 그런다? 이 정도 느낌이다. 엔진 반응이 컨트롤하기 어렵다고 하지만 시트 포지션 조정으로 다 커버 가능한 수준이다. 그리고 원래 방방거리면서 타는 엔진이기 때문에 소리로 RPM 못 맞출 정도면 다른 차를 타시라. 참, 말 나온 김에. 서킷에 들어가서 실력이 늘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서킷은 공식대로 타면 기록이 잘 나온다. 그 외에는 무게와 타이밍의 싸움이다. 공식 모르면 아무리 잘 타도 기록 안나온다. 가르쳐주지 않으면 그 공식 터득하는 것에 시간과 기름을 써야 한다. 저속에서 파워 컨트롤 안되면 차가 이상한 것이 아니라 당신이 실력이 없어서다. 서킷 경력과는 별로 관계없다.

서스펜션과 핸들의 문제. 바이크를 조정해보라 권하고 싶다. 새끼 손가락만 움직여도 바이크가 누워 돌아간다. 엉덩이에 힘을 주면 바이크가 기운다. 고개만 돌려도 바이크 앞이 그쪽을 바라바고 브레이크만 놓아도 좌우로 춤을 추기 시작한다. 바람 한 점 맞을 일 없이 케이지 안에서 핸들 돌려서 코너링했던 입장에서 보자면 완전한 이세계, 신세계를 보게 된다. 회전은 무게의 밸런스를 깨는 과정이고, 그렇다면 무게 배분에 대해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돌리면 돈다"는 것이 아니라, 무게의 배분을 달리해서 회전력을 뽑아낸다는 방식으로 접근을 달리해야 한다. 그만큼 차와 대화를 잘 할 자신이 있어야 벨로스터 N은 제대로 대답해줄 것이다.

수동 벨로스터 N은 편한 차가 아니다. 한 손은 창 틀에 두고 룰루랄라 달리다 양카 만나면 쭈욱 밟고 킬킬거리기 위해 만든 차도 아니다. 제대로 대화하지 않으면 "난 내 맘대로 달릴란다"라고 운전자를 앞서 치고 나간다.

이제 길들이가 700km대. 3500~4000 RPM 부근으로 길들이기를 시도하는 현재 나의 느낌은 어서 5000~6000 RPM으로 가고싶다는 것. 저속에서, 시내에서 뭐가 어쩐다는 이야기가 귀에 들어올리가 없다.

한 가지. 그래도 아쉬운 김에 팁을 주자면, 정체 구간 들어가면 ECO 모드를 쓰시라. 엔진이... 정말... 유순해진다. 핸들링도, 서스도 그냥 푹 죽는다. 심지어 어떤 경우에는 아반떼보다 굼뜰 정도이고 1단에서 아무것도 안하고 그냥 있어도 정체 구간의 교통 흐름을 따라가기에 문제가 없다. 토요일마다 왕복 100km를 찍는, 한국 최악의 정체 구간을 통과하는 경험에서 나온 말이니 믿어달라.

서킷은 N, N-custom.
국도는 Sports
시내는 Normal과 Eco다. 특히 정체는 Eco.
(Normal, Eco에서 급감속하면 알아서 비상등도 켜준다. 친절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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